거칠고 척박한 이 땅 이 시대 가슴에또 하나의 맞춤형 펜을 심는다.심는다는 것은 캄캄한 태초에서 생명을 꺼내팔팔하게 살아 숨 쉬게 하는 일이다삶답게 살아가게 하는 희망의 일이다.펜이여, 크고 작은 잎 활짝 펴서수직으로 떨어지는 모든 빗방울을 맞이하라빗방울은 하늘의 귀띔그 귀띔으로 이 땅을 푸르디푸르게 덮어라.그리하여남루에 찌든 이 땅에 뿌리박고 사는갖은 풀들의 순수와 열정이두루두루 뻗어가도록 생명을 키워라.펜이여, 크고 작은 가지 든든히 펴서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바람을 맞이하라바람은 땅의 귀띔그 귀띔으로 이 시대를 사통오달 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