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마을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편하게 쉬었다 머무는 ‘정자(亭子)’와 관련이 있는 마을이다. 
이름에서부터 그 연유를 쉽게 알 수가 있는데, 삼정마을의 ‘정’이 정자(亭子)를 뜻하는 한자 ‘정(亭)’을 사용하고 있고, ‘삼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전에도 정자촌(亭子村)으로 불리었기 때문이다.

■사장(射場)배미
삼정마을은 진상면과 진월면 경계에 있는 마을이다. 
현재는 진상면 청암리에 속하여 삼정(三亭)이라 하는데 본래는 광양현 동면(東面) 진하리(津下里)지역으로 추정된다.
1700년대 초기 이후에는 진월면에 속했으며, 1789년경 호구총수에는 광양현 진하면(津下面)에 속하여 정자촌(亭子村)으로 기록돼 있다.
본래 마을 이름이 정자촌(亭子村)이 된 것은 현재 마을회관 앞을 ‘사장(射場)배미’라고 불리었는데, 옛날 이곳이 사장(射場:활을 쏘는 장소)을 위한 장소였으며, 또 그 일원에 활을 쏘는 이들이 쉴 수 있는 정자(亭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마을 앞 수어천 쪽에 기다랗게 나온 산을 안산이라 한다.
안산 바로 밑 마을 쪽 부근을 관밑(옛날 과녁판이 있었던 곳)이라 부르는데 이 특정 지명이 아직도 남아 있으면서 활을 쏘는 장소였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자(亭子)가 있었던 것에 연유하여 정자촌(亭子村)이 됐고, 그 이후 삼정(三亭)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삼정(三亭)이라 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온다. 
이 마을에 큰 정자나무인 팽나무가 세 그루 있어 삼정(三亭)이라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정자촌(亭子村)이라고 오래전부터 기록된 것으로 보아 이 마을에 3개의 정자가 있었기에 삼정(三亭)이 됐다는 게 통설이 되고 있다.

■코스모스 제방길
삼정마을에는 효자 안태일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안태일은 1908년 생으로 아버지가 병들자 10년간을 지성으로 간병했다.
상(喪)중에도 자식된 도리를 다하면서 당시 모든 주민들이 감동을 하여 효자상을 수상했다고 전한다.
옛날 삼정 마을주민들은 바다에 나가 주로 생계를 의지하며 살아왔다. 마을 앞에 흐르는 수어천이 섬진강으로 이어지는데 그 일대가 갈대밭으로 장관을 이루면서 게, 재첩, 갈대꽃 빗자루, 짜부락 등 농외소득원도 풍부했다. 
하지만 30여 년 전부터 광양제철소가 건설되면서 바다 소득원이 줄었고, 특히 예부터 생산되던 김 소득원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현재 마을은 청암평(靑岩坪) 경지정리로 많은 농경지를 확보하게 되어 농업을 통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앞들 한복판에 삼오정(三五亭)이라는 정자를 지어 여름철에는 피서지로, 농번기 시에는 휴식공간으로 애용하고 있다.
마을 앞 수어천 제방은 한때 코스모스길로 유명했다. 
평소 꽃을 심고 가꾸기를 좋아하던 박성열·공덕순 부부가 2012년부터 수어천 제방 길을 따라 코스모스를 심으면서 그 길을 완성한 것이다. 
그 길이가 제방 1km를 넘었으며, 많은 이들이 이곳에 와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마을주민들은 가을이면 마을 잔치를 열어 코스모스를 통해 하나가 되었다. 현재는 수어천 제방 정비사업으로 시멘트 포장이 되면서 이전의 화려한 코스모스길은 볼 수 없게 됐다. /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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