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매립장의 잔여 용량(왕지 매립장)이 2∼3년 밖에 남지 않은 순천시가 신규 매립장 및 폐기물 감량시설 설치를 위한 입지타당성 조사용역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입지선정위원회의 최종 후보지 4곳 중 2개소가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인근지역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가 지역간 갈등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순천시는 클린업환경센터 설치 후보지로 월등면 송치재 병풍산 옆(계월마을)과 주암 자원화센터, 서면 구상마을, 서면 건천마을을 선정했다.
이들 후보지 중 서면 구상마을과 건천마을은 봉강면 석사리 경계로부터 0.8km, 2.8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이 지역에 생활폐기물 매립장이 조성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광양시민들이 입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서면 구상마을의 경우 폐기물 침출수가 광양읍 서천으로 흘러들게 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광양시는 지난 달 25일 광양읍시무소 3층 대회의실에서 광양읍 출신 시의원과 시청 관계자 및 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간담회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순천시 구상·건천지역 쓰레기매립장 조성 반대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하고 공동대표로 이정찬 광양읍 발전협의회준비위원장, 김선호 광양읍이장단협의회장, 김정호 봉강면발전협의회장, 정성기 봉강면이장단협의회장을 선임했다.
순천시는 지난 2019년 12월 말 생활폐기물매립장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지를 4개지역으로 압축하고, 클린업 환경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시는 1,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3년 착공을 추진할 방침으로 최종 후보지 4개소에 대한 입지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순천시 구상·건천지역 쓰레기매립장 조성 반대 추진위원회’는 3일 오후 3시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시를 항의 방문했다.
반대추진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순천시 폐기물 처리시설 조성사업 예상 후보지를 광양시 턱밑에서 검토하는 것은 광양시민을 무시하는 행동이고,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물론, 시민 삶의 질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매립장 사업비 1,487억원으로 재활용시설 60톤/일, 소각시설 200톤/일, 쓰레기는 130만m³매립용량으로 광양시 생활폐기물처리장의 약 2배에 달하고, 매립기간이 26년인 엄청난 사업규모를 감안할 때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사업은 광양시의 미래 발전은 물론, 시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암적 존재가 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하다”며, “광양시 인접지역에 폐기물처리장이 조성될 경우 순천 폐기물의 침출수가 광양 구상천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순천시가 생활쓰레기매립장을 광양시 인접지역에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은 양도시간 갈등을 유발시켜 상생관계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대추진위는 순천시에 대해 △광양시민을 무시한 처사에 대한 사과와 △구상·건천지역 쓰레기매립장 조성 계획 백지화 선언을 요구하고, “광양시민의 정당한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15만 광양시민 총궐기로 투쟁 할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추진위 대표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순천부시장과 면담을 갖고 광양시 인접지역에 대한 후보지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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