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시설 설치안돼 본격가동 다소 지연

전라남도가 광양우리병원을 코로나19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했다는 본지 보도와 관련, 광양읍 발전협의회가 16일 지정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8일 광양을 찾은 전남도 관계자는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되더라도 지역사회 감염은 철저하게 막겠다”며 시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요양병원 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자 중앙수습대책본부는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을 지정, 운영키로 하고 공모를 통해 광양우리병원 등 전국에서 11개의 병원을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했다.
이는 요양병원의 코로나19 환자발생시 확산차단을 위해 즉각적인 확진자 분리 입원과 함께 밀집도를 낮춰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에 대해서는 음압시설공사와 칸막이 설치, 병실구획정리 등의 시설과 이동형 X-Ray, 산소치료기, 심전도, 이동형 음압기 등 장비는 물론 인건비와 운영비, 소모품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또, 감염병 전담병원 미사용 병상에 대한 손실보상과 함께 전담병원 운영 종려 후 최대 6개월동안 전년도 수준의 보상을 해줄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환자 급감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폐원위기에 몰렸던 광양우리병원은 이러한 정부지원을 위해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지정을 신청했고,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광양우리병원이 요양병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을 받았다.
당초 광양우리병원은 18일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음압시설 공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해 아직은 환자를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역주민은 물론 광양시와도 협의없이 광양우리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사실이 알져지면서 지난 18일 오후 광양읍사무소에서는 광양읍 출신 시의원들과 지역 사회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남도와 광양시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간담회 후 광양우리병원을 찾아 시설현황을 직접 확인했다.
광양우리병원은 전체 201병상 중 101병상이 감염병전담요양병상으로 지정되어 있다.
박노신 의원 주재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박 의원은 “국가가 하는 일에 당연히 동참이 필요하지만, 해당지역은 학교와 상권의 중심지로 최소한 위험요인도 없어야 한다”며, “전담병원 지정이 지방자치단체와 전혀 협의없이 추진됐는데, 병원 측이 요양병원 전환을 염두에 두고 추진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전남도가 지정권자인데, 시나 시의회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며,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병원 종사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병원 종사자들이 안전을 확신 못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의료관리팀장은 “전담요양병원 지정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환자 발생시 환자와 접촉자를 즉각 조치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 충분히 알고 있지만,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더라도 입원만 못하지 진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압시설을 설치하면 감염우려도 없고, 외래진료로 인한  감염도  없을 것”이라며, “광양우리병원이 지정된 것은 병원 경영이 어려워 폐원을 고민하다 평택박애병원 사례를 보고 의사를 밝혀왔다. 다른 요양병원이 있어도 입원환자 처리 등의 문제가 있었고, 자격이 안됐다”고 지정배경을 설명했다.
광양우리병원의 요양병원 전환여부에 대해서는 추후문제로 답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양오 의원은 “전담병원 지정을 군사비밀작전처럼 추진해야만 했는가? 특혜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지적했고, 박말례 의원은 “지역에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지정되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와 도가 소통이 안되고 있다. 의료 및 돌봄인력 확보방안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돌봄이 필요한 환자나 접촉자를 수용하게 되며, 확진자에 대한 관리는 의료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돌봄이나 접촉자 위주 101병상 모두 음압시설을 갖추게 되며, 엘리베이터 등 동선을 달리하도록 하고 있어 원내 감염우려는 없다. 인력은 중수본에서 지원방침을 밝히고 있고, 전남 간호사회와 소방본부 간호인력에 여유가 있다.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대거 입원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간담회 후 광양우리병원을 찾아 현장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광양우리병원은 18일 오전 이미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에 따른 시무식을 했지만, 음압시설이 완비되지 않아 환자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비말 전염 우려가 상식적이지만, 음압시설이 작동되면 안전하다”며, “진료 연속성 문제와 관련, 입원은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도 의원들은 “시민들 모르는 상태에서 지정받았다. 지역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문제에 행정과 지역민과도 소통 없었다”고 질타하고, “감염병 지정병원의 외래진료를 이용하겠는가? 음압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 안할 경우 대책은 무엇인가?”를 따졌다.
병원 측은 “기존 사례로 볼 때 전담병원이 생기고 환자가 늘어난 사례는 없다”며, “안전하다고 보장은 못하지만, 건물을 차폐시키는 경우는 없다.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병원 방문에서 참석자들은 의료인들이 출퇴근을 하면서 일반인과 접촉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박노신 의원은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하도록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며, “병원경영이 어렵고, 정부지원을 노리고 신청했다 하더라도 주민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어야한다. 의료인과 일반 시민의 접촉을 차단할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양우리병원은 18일부터 본격적으로 환자나 접촉자를 수용할 계획이었으나 음압시설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본격적인 가동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25일쯤 중수본에서 음압시설을 설치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그 동안 중등도 증상의 확진자를 주 입원대상으로 감염병 확진자 치료 및 유증상자 격리치료를 하는 감염병전담병원, 코로나확진자 중 무증상자를 격리시켜 생활 및 치료를 지원하는 생활치료센터,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병상인 중증전담치료병상을 운영해 왔다.
감염병전담 요양병원은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와 접촉자를 치료 및 관리하기 위한 시설로 치료와 간병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양우리병원의 경우 요양병원 접촉자 위주로 수용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확진자도 언제든지 입원할 수 있다.

황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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