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현수막으로 광양시민이 전국적인 지탄을 받은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들이 이에 반발하며 소녀상 이전을 요구한 상인들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양시여성단체협의회, 광양시민단체협의회, 광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0일 광양문화원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도심 상권 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를 소녀상 때문이라는 현수막으로 광양시가 한순간 역사의식이 왜곡된 도시가 돼버리고 말았다”며 “광양시민 전체를 우롱한 상인들은 이에 대해 적극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1월 6일부터 9일까지 게시된 이 현수막은 광양역사문화관 인근 매일시장상인회 등이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이유로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며 게첨됐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광양시가 한순간에 전국적인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됐다.
시민단체들은 이들의 요구가 타당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허위로 얼룩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시민단체들은 “광양평화의 소녀상은 코흘리개 아이의 용돈에서부터 100세를 바라보는 어르신의 눈물 어린 쌈짓돈이 모여 만들어진 소중한 광양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역사적 상징물”이라며 “순수한 마음들이 모여 범시민운동으로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이 폄훼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가 2년 전 소녀상을 세우기 전 광양시민의 의견을 수렴했고, 광양시청과 광양문화원, 그리고 상인들의 협의 하에 현재의 위치에 세우게 됐다”며, “그리고 2019년 11월 13일 광양시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광양시 공공조형물로 등록되어 있는 합법적인 공공조형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한 현수막은 여러 단체가 조직적 결정을 통해 동참한 것이 아니라 어느 한 개인의 잘못된 인식과 돌출행동이었다”며, “광양시민을 욕보이는 민주광양시민의 역사의식이 추락하는 일이 언제 또다시 발생할지 심히 마음이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광양 평화의 소녀상이 더 이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소녀상이 청소년들에게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영원히 보존하길 간절히 바라고, 끝까지 소녀상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재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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