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은 지난 2017년 컨테이너물동량 2천만TEU를 돌파하며 메가포트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했다. 부산항은 물동량 처리실적에서 세계 6위, 환적화물 처리실적에서 세계 2위에 올라있다.

야드 자동화한 부산신항 제5부두, 180명 투입되던 야드작업 24명으로 가능… 생산성은 풀어야 할 과제

2017년 기준 부산항은 컨테이너물동량 2천만TEU를 돌파했다.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화물은 국내 항만의 74.6%를 차지한다. 1876년, 국내 최초의 근대 무역항으로 개항한 부산항은 2000년대 들어 부산신항만의 건설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신항은 현재 컨테이너 21선석과, 다목적부두 2선석 등 23개 선석이 운영되고 있다. 부산신항은 지난 해 1,470만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물동량의 68%를 처리했다. 신항은 총 5개의 운영사들이 운영사마다 3~6개선석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운영사 중 5만TEU급 6개선석을 운영하는 부산신항만(주)는 지난 해 5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해 1개 운영사가 광양항 전체 물동량의 2배가 넘는 물량을 처리하기도 했다. 부산신항만(주)가 운영하는 신항2부두의 하역능력은 368만TEU인데, 실제 처리량은 그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부산신항 건설은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오는 2025년까지 2-4단계와 2-5단계 부두가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부산신항은 2단계 개발에 이어 3단계 개발계획도 추진되고 있는데, 해양수산부와 경남도, 부산시는 지난 3일, '부산항 미래발전 실천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부산항의 차질 없는 개발을 지원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8가지 합의사항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는 제2신항 개발 우선순위, 제2신항 명칭, LNG 벙커링 터미널 입지 및 양 지자체 간 협력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해 3월 열린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참석하여 스마트 물류기술이 실현되는 혁신항만, 2만TEU급 이상의 선박 접안이 가능한 제2신항 건설, 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항만서비스 다양화 등 부산항의 발전 방향과 미래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부산항을 메가포트(Mega-Port)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부산항 제2신항 및 LNG벙커링 터미널 등에 대한 입지(안)을 마련했으나, 각 시설별 입지에 대한 지자체 입장이 달라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3일 체결된 경남도와 부산시, 해양수산부간의 협약은 이러한 협력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제2 부산신항 개발에 탄력이 붙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제2부산신항이 개발되면 부산항의 하역능력은 3천만 TEU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항만공사의 장혁 차장이 부산항의 인프라와 미래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신항 제5부두는 야드작업장의 무인화를 이뤘다.
개장 당시 첨단항만으로 건설된 부산신항은 현재 운영되는 5개의 부두 모두 야드작업의 자동화시설이 구축되어 있다. 그렇지만, 야드가 무인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부두는 신항5부두가 유일하다. 부산신항 남측부두에 위치한 신항5부두는 ㈜비엔씨티가 운영을 맡고 있는데, 이부두는 일단 선박에서 화물을 하역하는 것은 사람이 조종하는 크레인이 담당하지만, 선박에서 내린 화물을 야드의 지정된 장소로 옮기는 야드트랙터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또, 야드트랙터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면 이를 적재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야드크레인에도 사람이 없다. 마치 게임을 하듯이 조정실에서 조이스틱으로 화물을 들어 지정된 장소에 적재하고, 반출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크레인 운전이나 트랙터 운전원이 없다보니 야드에 근무하는 인력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빈 컨테이너는 6단까지, 일반 컨테이너는 4단까지 적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항만운영의 자동화는 필연적으로 고용의 문제와 연계된다. 일반적인 부두에서 야드 근무인력은 180명정도인데, 자동화된 부두에서는 24명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자동화부두는 고용인원을 대폭 줄일 수 있지만 생산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사람이 처리하는 것에 비해 자동화부두의 생산효율은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부산항만공사의 장혁 차장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자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현재 단계에서는 사람이 하는 것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내용면에서는 흑자”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항만하역업무는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그렇지만 자동화된 항만에서 컨테이너장비를 중앙통제실에서 조정하는 인력은 상당수가 젊은 여성들이라고 한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조이스틱을 사용해 조작하는 것은 오히려 여성들의 섬세함이 강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항만자동화는 결국은 가야할 길”이라며, “항만업무도 조만간 3D직종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자동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가장 큰 관건은 고용과의 관계이다. 야드 자동화가 이뤄진 부두에서는 근로자 1인이 4대까지의 크레인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한다. 4명의 크레인기사가 할 일을 한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이는 크레인 기사와 트레일러 운전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현재 건설 중인 2-4단계와 2-5단계 부두를 건설단계부터 완전자동화 부두로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지만, 실제 운영은 반자동화 항만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전 자동화항만이란 야드자동화는 물론, 선박에서 컨테이너화물을 하역하고 선적하는 컨테이너크레인의 운전까지 무인으로 운영되는 항만이다. 현재 운영 중인 부산신항 5개부두 21선석의 경우 반자동화항만으로 건설되었기에 컨테이너크레인은 작업자가 직접 크레인에 올라가 하역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장기적으로도 기존 운영하는 부두의 자동화항만 전환은 어렵다는 것이 부산항만공사측 입장이다. 그 이유는 화물이 넘쳐나기 때문에 자동화공사를 할 수 없다는 것. 부산항은 260개 항로가 운영되고 있고, 야적장 적치율은 80~85%에 달한다. 컨테이너항만이 최적의 효율을 내기 위한 야적장 적치율은 일반적으로 60~70%가 적절하다고 한다. 부산신항은 매일 23척의 컨테이너선박이 입항하고, 월 평균 750척의 선박이 입항한다. 입항한 선박은 10시간에서 17시간이면 하역과 선적작업을 모두 마치는 구조여서 24시간안에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항만에서 자동화를 위한 공사를 벌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공사 장혁 차장은 “자동화는 설치비가 많이 들고, 고용과 직접 연계되기 때문에 정부와 노조간 합의가 중요하다”며, “현재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자동화시설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면 어마어마한 생산성을 보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신항은 오는 2025년까지 제1신항 건설을 마무리할 예정인데, 제1신항 건설이 마무리되면 총 30개선석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미래계획으로 제2신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 제2신항 건설을 통해 23개선석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제1신항 건설이 마무리될 경우 부산항의 컨테이너화물 처리량을 3천만TEU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17년 기준 부산항은 세계 항만순위에서 상하이와 싱가폴, 닝보-저우산, 홍콩에 이어 세계 6위를 환적화물 처리 기준으로는 세계 2위에 올라있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에서 환적화물이 찾지하는 비중은 50%정도이며, 수출입화물이 각각 25%정도 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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