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맥주를 마시며 축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스포츠 바가 2개소 설치되어 있는데 이러한 시설들은 수익성 증대를 위한 것이다.
▲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수에 참가한 전국의 언론인들이 천연잔디로 조성된 운동장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주경기장 등 시민에 개방해 복합문화공간 역할 수행

메가스포츠를 통해 구축된 공공인프라는 어떻게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우리나라는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유니버시아드 대회, 다양한 종목의 세계 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메가스포츠를 유치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기들을 개최한 도시들은 막대한 세금을 들여 국제대회 개최가 가능한 경기장 시설 등을 건설하지만, 대회가 끝나고 이러한 경기장들은 종종 애물단지가 되곤 한다. 이러한 메가스포츠 개최경험이 없는 지방 중소도시들의 경우도 실내체육관이나 공설운동장과 같은 공공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이러한 시설들이 얼마나 잘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대부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공공인프라의 효율적인 활용은 세금의 효율적인 집행으로 연결되고, 지역사회 시민의 복리증진과도 연계된다.
 
폐기물 매립장에 건설된 월드컵경기장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의 개막 경기가 열렸던 서울의 상암월드컵 경기장은 그 입지가 인구밀집지역인 서울이라는 특성도 있지만, 메가스포츠를 통한 공공인프라 활용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운동장과 같은 공공인프라는 기본적으로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은 아니다. 수익보다는 그 시설을 활용하는 시민들의 복지에 방점이 있다.
2002년 한일공동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건설된 상암구장은 2001년 12월,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위에 건설됐다.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은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서울시민의 생활쓰레기를 매립처리한 곳으로 서울시는 이곳에 생태공원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건설했다.
한국적 조형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풋살구장, 주차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주경기장에는 스포츠센터와 예식장, 근린생활시설과 영화관,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입점해 있다.
6만6,704석의 관람석을 가진 상암구장은 주경기장에 300여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리셥션홀을 갖추고 있으며, 12명에서 35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50개실의 스카이박스와 80~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2개소의 스포츠바, 프레스룸과 VIP룸, 선수들이 실내에서 몸을 풀 수 있는 워밍업실 등을 갖추고 있다.
 
사후활용 통해 1173억 운영흑자 기록
 
2001년 준공된 이 경기장은 월드컵대회가 끝난 후 2002년 7월부터 서울시설공단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운동장의 사후활용이 본격화된 것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이 독자운영을 시작한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1173억원의 운영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은 연평균 175억원, 인건비와 시설 유지관리비 등을 포함한 지출은 85억원으로 연평균 9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수입은 시설임대료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전체 수입 중 임대료 수입이 연간 136억원으로 74%를 차지하고, 시설사용료가 19% 33억원, 주차료 수입 6% 11억원, 입장료 1% 1억원이라고 밝혔다.
상암 월드컵구장은 수익시설로 스포츠센터와 웨딩홀, 대형마트,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설은 경기장 건설 전 사후활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반영됐다고 한다.
또, 입점업체 선정시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최적업체를 선정하고, 장기계약을 통해 시설운영자가 마음 놓고 시설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 것이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경기장내의 수익시설 중 연간 90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하는 홈플러스의 경우 계약기간은 20년이다. 9년 계약조건으로 입주한 예식장의 경우 연간 14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으며, 15년 계약조건으로 입점한 영화관은 6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다.
5년 단위로 계약하는 근린생활시설의 연간 임대료는 6억원이며, 10년 계약조건인 스포랜드의 연간 임대료는 4억원이다.
상암구장은 현재 서울FC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는 대회 이후 지난해까지 73회의 A매치 경기가 열렸으며, 241회의 K리그 경기, 100여회의 기타 축구경기가 열렸다.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경기장
 
이러한 축구경기와 함께 상암구장은 각종 문화행사장으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2006년 9월의 빈필하모닉 연주회와 2010년 8월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2013년 4월 가수 싸이의 콘서트가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2014년 10월에는 롤드컵 결승전이 상암구장에서 열렸으며, 작년 8월 15일에는 KBS 국민대합창 행사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운동장이 복합문화공간 역할까지 수행한 셈이다. 운동장은 때로 결혼식장이 되기도 하고, 영화촬영장소가 되기도 하며, 마당놀이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 운동장 자체가 관광자원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데, 2013년 이후 지난 해까지 3년동안 상암구장을 관광차원에서 방문한 인원은 30만6천명에 달한다. 이 중 중국관광객이 72%를 차지하고 있고, 내국인이 21%, 기타 외국인이 7%로 집계됐다.
운동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월드컵기념관과 포토존, 주경기장, 선수대기실과 감독실, 워밍업실, 영상관, 기념품샵 등을 순차적으로 둘러보는데 기념품샵은 현재 리모델링 중으로 8월에 재개관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시설공단은 경기나 행사가 없는 날은 경기장 관람객들에게 잔디체험행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뛰는 천연잔디구장을 일반인들이 직접 밝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셈이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잔디체험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마추어 축구대회인 ‘서울컵’ 대회를 서울시설공단과 서울FC가 공동으로 주최해 직장인 아마추어 동호인들과 남녀 대학생들이 주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에게도 주경기장을 수시로 개방하고 있다.
시설공단은 또 매월 1회 장애인 초청 친선경기를 마련해 오고 있으며, 연고구단인 FC서울과 공동으로 다문화가정 초청 축구교실과 어린이 축구교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이러한 개방프로그램과 운영은 공공인프라 활용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천연 잔디구장의 잔디 보호를 위해 거의 1년 내내 운동장을 폐쇄하고 있는 운동장이나 축구장을 우리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는 활용이 목적이지 유지 관리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서울월드컵경기장 운영사례는 잘 보여주고 있다.

  황망기 기자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메가스포츠와 공공인프라 활용방안' 연수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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